가시지 않은 젖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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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6,191회 작성일 19-01-24 12:30본문
숲은 다시 일어나
아무 말 없이 숲은 다시 일어나
아직 가시지 않은 젖은 몸으로
서로서로 재잘거리며
정리하느라 여염이 없다
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가꾸며
제 할 일 다 하고 있어도
천재지변의 변수는 평화로운
숲속을 쑥대밭으로 휘저어 놓는다
드러내도록 파여 지고
물살이 넘어뜨린 나무
몇 구루 뿌리 채 뽑혀
개울가에 누워있다
바람 조차 기운 못 차리고
풀 숲에 누어 입다물고
말이 없는데 며칠 전 내린
폭우의 잔해 벌건 속살을
매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목청이 터지라 울어 제친다
숲속에 더위가 덮여
나무들 기진맥진 해 지쳐
서로 기대고 더위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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