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 희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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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3,961회 작성일 19-01-31 11:52본문
영원한 것은 없다
날아갈 수록 가까이 가까이 들리는
저 버람결에 들리는 간절한 부름 뿐
모든 것은 그렇게 부서져 간다
활화산 같은 청춘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려 했던 내 젊은 날의 정열도
바위에 부딪치는 물결처럼 부서져 갔느니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아니다 아니다 이제는 퇴역장군처럼
내 억울함도 쏟아낼 수 없이
약하디 약해빠진 사람들 나는 지금
화난 표정도 짓지 못하고
아부하듯 또 웃어야 하는가
고래고래 역정을 내던 의붓아비같던
아버지 경대 앞에 앉아 얼굴에
분칠만 하던 어머니 무엇때문에
그 성깔이 죽었더란 말인가
사내자슥도 아닌 것이
반찬투정이 웬말이냐고
거윗배를 앓던 이 가스나를 향해
구름이 흐르고 군데군데 희미하게
별은 남아 있지만 저것도
어릴 때 보던 별이 아니다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하늘이라고 했지만 저것은
어릴 때 보던 하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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