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조심 디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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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5,020회 작성일 18-09-13 23:06본문
빗방울길 산책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빗방울길
돌아보니
눈길처럼 발자국이 따라오고 있었다.
비 그친 뒤
더 푸르러지고 무성해진 잎사귀들 속에서
젖은 새울음소리가
새로 돋아나고 있었다.
빗물을 양껏 저장한 나무들이
기둥마다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래도 발바닥 밑에서는
빗방울 무늬들 부서지는 소리가
나직하게 새어나왔다.
물빗자루가 하나절 깨끗이 쓸어 놓은 길
발자국으로 흐트러질세라
조심조심 디뎌 걸었다.
비온 뒤
빗방울 무늬가 무수히 찍혀 있는 산길을
느릿느릿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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